
로버트 길핀의 패권전이이론은 국제정치 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틀을 제공하지만, 동시에 지나치게 결정론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. 길핀은 패권국의 쇠퇴를 마치 자연법칙처럼 필연적인 과정으로 묘사하는데, 이는 인간의 선택과 정책 혁신이 가져올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한다. 실제로 역사는 창의적 리더십과 제도 혁신을 통해 쇠퇴를 늦추거나 역전시킨 사례들을 보여준다. 19세기 말 영국이 '팍스 브리타니카'를 연장할 수 있었던 것이나, 냉전 종식 후 미국이 단극 체제를 30년 이상 유지한 것은 단순한 구조적 요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. 따라서 미국의 패권 전이는 결코 예정된 운명이 아니며, 정책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경로를 걸을 수 있다. 문제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길핀이 경고한 '최악의..